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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캠프
드라마는 군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말하고 싶은 건 진짜 강함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부트 캠프는 힘, 명예, 규율 같은 단어를 입에 올리지만 그 이면에는 연약함을 인정하는 용기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다. 불완전한 청춘들이 모인 훈련소 카메론, 레이, 오초아, 이름 모를 수많은 훈련병들 그들은 모두 각자의 이유로 해병대에 들어왔다. 도망치듯, 증명하듯,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하지만 입대한 순간, 모두가 같은 제복을 입고 같은 시간 속에서 부서진다. <부트 캠프>는 이들의 차이점을 지우는 대신 그 속에 숨어 있던 인간적인 결핍을 조명한다. 약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훈련 교관 설리번 하사와 카메론의 관계는 이 드라마의 핵심축이다. 설리번은 냉철한 규율 속에서도 카메론을 특별히 대한다. 그건 그가 카메론 안에서 자신의 과거를 본 탓이었다. 그리고 그 시선은 단순한 군인과 신병의 관계를 넘어,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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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


올드 머니
겉으로 보기엔 부유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이 드라마는 그들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있는 결핍을 다룬다. 거대한 저택과 고급 정장, 예술품으로 채워진 방들이 등장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공간 안엔 온기가 없다. 이 드라마는 그 공허함을 굉장히 세밀하게, 마치 숨소리처럼 들려준다. 돈으로는 가릴 수 없는 상처 등장인물 대부분은 돈으로 사랑을 사고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외로워지고, 더 불안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이들의 대화는 거래처럼 들리고, 가족이라는 단어조차 하나의 계약서 조항처럼 느껴진다. 그 아이러니가 참 씁쓸했다. 냉소와 허무, 미묘한 애정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건 인물들을 완전히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거다. 그들 안엔 여전히 사랑 받고 싶은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이 꼬여서 질투와 증오로 변한다. 이런 복잡한 감정선이 이 드라마의 진짜 재미다. 돈을 둘러싼 권력 싸움 속에서도 인간적인 약함이 살짝 드러나는 장면들이 오히려 가

Manager
6일 전


괴물: 에드 게인 이야기
이 드라마는 괴물을 보여주기보다 괴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범죄 기록을 따라가지 않고,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공백을 집요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보는 내내 피보다 차가운 건 인간의 무관심이라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어둠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에드 게인의 어린 시절부터 차근히 쌓아 올린다. 잔혹한 사건보다 더 무서운 건, 그가 살아온 일상의 고요함이다. 그 침묵이 점점 어둠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마치 오래된 집의 벽지가 벗겨지는 걸 보는 듯 서늘했다. 폭력이나 공포보다, 그가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가를 묻는 시선이 중심에 있다. 괴물과 인간의 경계 시리즈가 좋은 건 그를 단순한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광기 속에도 어딘가 인간적인 결핍이 있고 그 결핍이 이해되지 않아서 생긴 왜곡이 있다. 그의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 깃든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감정을 건드린다. 그래서 더 불편하고, 동시에 더 현실

Manager
10월 20일


빌리언 달러 코드
이 드라마는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그 기술 뒤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누군가는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누군가는 그 아이디어를 빼앗았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누가 이겼는가가 아니라, 그 과정을 버텨낸 사람들의 믿음이었다. 순수한 시작 모든 건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젊은 개발자들은 세상을 새롭게 보여줄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했다. 돈도 명예도 아닌, 세상을 이해 시키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그들의 화면에는 지도보다 넓은 꿈이 있었다. 현실과 부딪히는 이상 거대한 기업의 이름 앞에서 그들의 아이디어는 흔들렸고, 그들이 만든 세상은 남의 것이 되어버렸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분노보다 허탈함에 가까운 표정을 짓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게 오히려 더 아프게 다가왔다. 세상을 바꾼다는 건 결국 누가 인정받느냐의 싸움이 되어버린다. 드라마가 던진 질문 세상을 움직이는 건 기술일까, 아니면 그걸 믿는 사람일까? 빌리언 달러 코드는 그 질

Manager
10월 16일


옐로우스톤
이 드라마는 총소리보다 바람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이야기였다. 광활한 대지 위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사랑하고, 때로는 배신한다. 땅 위의 왕국 주인공은 그저 목장을 지키려는 한 남자였지만, 그의 싸움은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었다. 세월이 쌓인 대지에는 가족의 피와 시간, 수많은 약속이 배어 있었다. 그가 말 위에 오를 때마다 느껴지는 무게는 단순한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지켜야 할 모든 것의 총합이었다. 가족이라는 불안정한 울타리 옐로우스톤의 가족은 따뜻하지 않았다. 서로를 위해 싸우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상처 입혔다. 사랑과 증오가 공존하는 그 미묘한 감정선이 이 드라마의 심장이었다. 그들이 하는 말보다, 말하지 못한 침묵 속에서 진심이 흘렀다. 이 드라마는 대사가 많지 않다. 대신 광활한 풍경이 말한다. 노을이 질 때마다 산이 어둠을 삼킬 때마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작은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그 작은 욕망이 세상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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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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