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에드 게인 이야기

이 드라마는 괴물을 보여주기보다 괴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범죄 기록을 따라가지 않고,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공백을 집요하게 들여다보게 된다. 보는 내내 피보다 차가운 건 인간의 무관심이라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어둠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에드 게인의 어린 시절부터 차근히 쌓아 올린다. 잔혹한 사건보다 더 무서운 건, 그가 살아온 일상의 고요함이다.

그 침묵이 점점 어둠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마치 오래된 집의 벽지가 벗겨지는 걸 보는 듯 서늘했다. 폭력이나 공포보다, 그가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가를 묻는 시선이 중심에 있다.

시리즈가 좋은 건 그를 단순한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광기 속에도 어딘가 인간적인 결핍이 있고 그 결핍이 이해되지 않아서 생긴 왜곡이 있다. 그의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 깃든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감정을 건드린다. 그래서 더 불편하고, 동시에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결국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괴물은 정말 한 사람의 이름일까, 아니면 우리 모두의 그림자일까?”

괴물: 에드 게인 이야기는 인간이 만든 어둠의 초상이다. 피보다 잔혹한 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침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