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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어라

  • 작성자 사진: Manager
    Manager
  • 8월 23일
  • 1분 분량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그저 얼어붙은 숲 속에서 살아남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문이 닫히고 캐나다 깊은 숲 한가운데에 혼자 남겨진 주인공의 모습이 화면에 떠오를 때 그 순간 조금 끔찍하게 빠져들었다.


차가운 공기가 화면 너머로 느껴질 만큼 생생했기 때문이다.


숲의 정적이 주는 압도

아직 대사도 없고, 바람 소리조차 균일한 숲속은 이상하게 익숙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눈앞에 펼쳐진 침묵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그 정적이 무서운 이유는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들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고통의 파편, 기억의 파도

추락 사고 후, 주인공이 의식을 잃을 듯 흔들리고 있을 때마다 떠오르는 과거 장면들은 마치 칼날 같았다.

엄마와의 어긋난 관계, 임신의 두려움, 자신을 떠난 이별... 그 기억들이 한 번씩 머리를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나의 마음도 무언가 안타까움이 함께 느껴졌다. 그만큼 몰입도가 있었다.


버텨냈다는 사실만으로 슬쩍 눈물이 난다는 것

구조된 뒤에도 뭔가 끝나지 않은 듯한 기분이 남았다.

살았다는 안도감보다 이제 그냥 살아도 될까 하는 허전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 여운이 은근히 오래 남더라. 기적처럼 끝난 이야기 뒤에 남은 것은 살아 있음 그 자체 뿐이라는 느낌 말이다.


이 드라마를 표현하자면 '추락하고, 기억하고, 버티고... 어쩌면, 아무것도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다.


숨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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