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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스틸링

  • 작성자 사진: Manager
    Manager
  • 10월 30일
  • 1분 분량

이 영화는 90년대 뉴욕의 공기를 그대로 품고 있다.

먼지가 내려앉은 바, 깜빡이는 네온사인, 술 냄새가 스며든 좁은 골목들.

그 한가운데서 남자는 아무 기대 없이 하루를 버틴다. 그리고 우연히 친구의 고양이를 잠시 맡는다는 단순한 일 때문에, 모든 게 뒤틀려 버린다.


무너진 인간의 잔상

행크는 특별히 나쁜 사람도, 선한 사람도 아니다.

그냥 지쳐 있는 평범한 인간이다. 그의 눈빛엔 포기와 체념이 섞여 있고 술잔을 비우는 손끝엔 오래된 후회가 묻어 있다.

이 영화는 그를 구원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무너진 인간이 어떤 속도로 끝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도시다.

모든 장면이 차갑고 불친절하다. 눈부신 고층 빌딩 대신, 낡은 아파트와 어두운 골목이 배경으로 깔린다.


끝내 남는 건 냉소와 허무

모든 게 끝났을 때, 관객이 느끼는 건 통쾌함이 아니다.

그저 허무하다. 행크가 바라보던 뉴욕의 밤처럼 영화는 불빛 속에서 서서히 꺼진다. 그 안에 남는 건 한 남자의 실패, 우리가 외면했던 비슷한 얼굴들이다.


코트 스틸링은 영웅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 세상이 버린 인간 하나를 끝까지 바라보는 잔혹한 시선의 영화다.


코트 스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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