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룩 업
- Manager

- 7월 25일
- 1분 분량
돈 룩 업 쉽게 말해 코믹 재난 영화인 줄 알았다. 사실 주인공이 워낙 유명하니 더 보게 된 것도 있다.
어쨋든 이 영화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고,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누군가는 구하려고 애쓰는 그런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전혀 아니었다.
이 영화의 무서운 점은 진짜 위험보다도, 그걸 다 알고도 외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실제로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이 나와서 더 현실감 있었다. 그러니까, 이 영화가 무서운 건 혜성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
웃기다. 그런데 전혀 웃기지 않다
분명히 코미디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웃을 수가 없었다. 화면은 시종일관 유쾌하게 흘러가지만 속이 꺼림칙한 기분이 따라붙는다. 웃기다고 웃었는데 곱씹으면 그게 현실이랑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정치인은 책임을 피하려고만 하고 언론은 이슈를 장난처럼 다루고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돈 벌 궁리만 한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대놓고 보여주니까 오히려 더 씁쓸했다.
캐릭터에 정든 순간 영화가 뼈 때린다
개인적으로는 제니퍼 로렌스 캐릭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초반엔 다소 과하게 분노하는 듯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감정이 왜 그렇게 폭발했는지 이해가 됐다. 물론,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좋았지만, 오히려 주변 인물들의 태도 하나하나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진짜 중요한 걸 외면하고 지금 앞에 있는 사람도 못 보는 시대...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겁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더 찔렸다.
이 영화는 거울 같은 느낌이다
보고 나면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떤 뉴스에 관심을 갖고 있지? 무언가 진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돈 룩 업은 단순한 풍자영화가 아니었다. 이건 그냥 세상에 거울 하나 들이민 느낌이었다. 다 보고 나면 괜히 스마트폰 뉴스 하나 더 들여다보게 되고, 무관심했던 내 태도를 떠올리게 된다.
웃기지도 않은 세상에, 웃지 못할 유머를 던진 영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