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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몰리션

  • 작성자 사진: Manager
    Manager
  • 10월 23일
  • 1분 분량

이 영화는 잃음 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상실을 다루는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

대부분의 영화가 눈물과 슬픔으로 시작된다면, 데몰리션은 정반대다. 주인공은 아내의 죽음 앞에서도 아무 감정이 없다.

오히려 세상이 멈춰버린 것처럼 덤덤하다. 그게 더 섬뜩하고, 그래서 더 진짜 같았다.


감정이 고장 난 사람

처음엔 이 남자가 냉혈한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건, 너무 많은 걸 느끼고 있다는 반증 같았다.

그는 세상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무너뜨려 보려 한다.


이 영화는 이름처럼 해체의 영화다.

관계, 일상, 감정 모든 걸 분해한 뒤에야 비로소 진짜 형태가 보인다.

그는 아내를 잃은 게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잃어버렸던 거다.


평범함 속의 구원

이 영화가 좋았던 건, 인위적인 위로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끝까지 완전히 치유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멈춰 있던 시간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한다.

그게 이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희망이었다. 삶은 완벽하게 고쳐지지 않아도, 다시 움직일 수는 있다는 것

데몰리션은 파괴의 영화가 아니라, 감정을 되찾는 과정에 대한 가장 조용한 회복기였다.


데몰리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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