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이탈리아는 죽지 않아

이 다큐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단순히 화려한 무대와 미인 대회의 뒷이야기를 가볍게 다루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보고 나니 웃음보다는 묵직한 감정이 남았다. 무대 위에서 반짝이던 순간보다 그 뒤에 남은 얼굴과 목소리가 오래 마음을 붙잡았다.

무대 뒤의 진짜 표정

카메라가 조명을 피해 백스테이지로 옮겨갈 때마다, 나는 그제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느꼈다.

환하게 웃던 참가자들의 얼굴에 드리운 긴장과 피곤이 낯설게 다가왔다. 화려함을 지탱하는 건 결국 눈물과 고독이라는 사실이 묘하게 씁쓸했다.

전통이라는 이름의 무게

영화 속에서 가장 자주 반복된 말은 전통이었다. 하지만 그 말은 빛나기보다는 짐처럼 보였다. 지켜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오히려 사람들이 점점 무너져가는 모습이 선명했다. 나도 모르게 과연 이 무대가 여전히 필요한 걸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다.

조용히 던져진 질문

마지막 장면에서 환호성 대신 정적이 흐르는 순간이 있었다. 그 침묵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이 되었다. 무대를 끝까지 지켜본 나는 이 영화가 결국 한 가지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고 느꼈다. 무엇이 진짜 아름다움인가? 라는 질문 말이다.

미스 이탈리아는 죽지 않았다. 다만, 그 화려한 이름 뒤에서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까지 미모의 대결이 필요할까..?